출근길에 찾아온 숨막힘, 그게 공황장애의 시작이었어요
출근길이었어요. 그날도 여느 때처럼 지하철에 올랐죠. 그런데 갑자기 숨이 막히는 거에요. 눈앞은 노래지고, 식은땀이 흐르고, 속은 울렁거리고… 처음엔 그냥 몸이 아픈 줄 알았어요. 심장? 폐? 아니면 다른 장기 문제?
하지만 그게 공황장애의 시작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판교에서 개발자로 일하던 시절이었고, 벌써 12년 전이네요. 요즘은 연예인들을 통해 공황장애가 꽤 알려졌지만, 그땐 ‘그게 대체 뭐지?’ 싶을 만큼 생소한 단어였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공포… 결국 정신과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출근은 해야 했지만, 주 5일 중 4일은 발작이 일어났어요. 그래서 매일 30분 일찍 나갔습니다. 발작이 일어나면 잠시 지하철에서 내려 진정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이동하곤 했죠. 병원에선 이상이 없다고 하고, 정신과를 가보라고 하더라고요. 결국 정신과를 찾았고, 공황장애와 과호흡증후군 진단을 받았어요.
그때 의사 선생님의 말이 아직도 생생해요.
"몸은 죽을 위기라고 경고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뇌가 위기라고 ‘착각’하는 거에요."
그 말에 오히려 안심이 되었어요. ‘어? 큰 병이 아니네? 내 착각이었구나?’ 놀랍게도, 그 다음날부터 발작 없이 출근할 수 있었죠. 물론 그게 끝은 아니었지만,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어요.
뇌는 ‘위기’를 착각하고, 몸은 그대로 반응한다
공황장애는 단순히 마음의 병이 아니에요. 뇌가 위기라고 판단하면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뿜어내고, 신체는 도망칠 준비를 하죠. 심박수는 빨라지고, 피는 끈적해지고, 감각은 예민해집니다. 그리고 뇌의 편도체가 활성화되며 공포와 불안을 증폭시켜요.
문제는, 현실은 위기가 아닌데 뇌는 위기라고 믿는다는 점입니다. 즉, 공황장애는 뇌의 착각이 만들어내는 생리적 반응이기도 한 거죠.
저는 이렇게 회복했습니다 (※ 드문 케이스지만…)
놀라운 건, 진단 후 ‘이건 착각일 뿐이다’라고 받아들인 후부터 증상이 서서히 줄었다는 거예요. 특별한 치료 없이도 4개월 만에 회복할 수 있었어요. 물론 이는 흔한 케이스는 아닙니다. 대부분은 약물치료와 병원 치료가 병행되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확실한 건 “내가 느끼는 감정과 반응을 조절할 수 있다”는 믿음이 회복의 큰 열쇠가 되었다는 거에요. 이 경험이 저를 명상으로 이끌었고, 지금은 공황장애를 스스로 ‘관리’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명상이 공황장애에 어떤 도움이 되나요?
명상은 공황장애의 ‘치료법’은 아닙니다. 하지만 치료와 명상을 병행하는 것은 분명 효과가 있을 수 있어요. 명상은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우리 몸을 이완시킵니다. 그러면 뇌는 위기상황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다시 받아들이게 되죠.
삶의 스트레스를 없앨 수는 없지만, 그 스트레스에 어떻게 반응할지 훈련할 수는 있습니다. 명상은 그 훈련의 시작일 수 있어요.
약 안 먹어도 되나요?
부디, 의사의 처방을 따르세요. 당시에는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이 아주 부정적이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공황장애를 진단받고 든 첫 감상은 이거였어요.
"내가 정신병이라고?"
완전 대충격이었죠. 지금으로 치환하면 마치 싸이코패스 진단을 받은 느낌과 비슷합니다.
정신과 약의 부작용에 대한 루머도 난무하던 터라 부작용이 무서워 견뎠던거지, 지금 와서는 만약 그때 약을 복용했으면 더 빠르게 호전되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마무리하며: 내 뇌를 훈련하라
공황장애는 무섭고, 낯설고, 때로는 나를 고립시킵니다. 하지만 뇌가 착각하는 것이고, 우리는 그 착각을 조절할 힘을 가질 수 있어요. 완치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관리의 영역으로 보아야 합니다. 뇌를 훈련하려는 시도는 분명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